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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부산일보] 2004.01.16. 부산의 건축물17-수가화랑 상설전시관

작성일
2004-01-16
작성자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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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공원으로 가는 길목,부산 동래구 온천1동 주택가에 호젓하게 자리잡은 수가화랑에 오면 옹기종기 잘 어우러진 건물 몇 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외벽의 3분의 1이 유리로 된 본관 건물은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고,주위엔 도자기 전시장과 상설전시장이 소담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모두 빛깔도 다르고 양식도 다른데 조화롭게 둘러 펼쳐지는 가운데 정원으로는 햇살이 그득하고 댓잎은 바람에 살랑거린다. 부산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문화공간이라 할 만하다.

이 건물 중에서 상설전시장은 원래 주택으로 쓰던 80평 규모의 2층 건물을 2003년 5월 리모델링한 것이다. 김명건(건축사사무소 다움 대표) 건축사는 '기존의 건물을 허물지 않고 최대한 유지,활용하면서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하고자 했다'고 한다. 1층은 차를 마시는 공간. 주택에서 쓰던 주방은 재단장해 그대로 활용했다. 테이블 사이,벽면 곳곳에 자리한 그림과 조각품이 운치를 더한다. 2층은 본격적인 전시장이다.

크게 바뀐 부분이라면 1층 천장의 가운데를 뚫어 2층으로 열리는 개방감을 마련한 것이다. 이는 1층에서는 개방감 혹은 깊은 공간감을 자아내고 2층에는 하나의 큰 공간이 몇 곳의 작은 공간으로 분할되는 아기자기한 효과까지 가져와 무릎을 치게 만든다. 건물 리모델링의 묘미다.

그러나 리모델링인 만큼 외관의 큰 변화는 없다. 페인트를 흰색으로 화사하게 칠하고 창은 막을 건 막고 새롭게 뚫을 건 크게 넓힌 정도. 차를 마시는 1층 공간은 아무래도 밖이 내다보이는 게 좋은 만큼 넓은 창이 바깥 마당을 시원하게 시선 속으로 끌어들인다. 전체적인 통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최소한의 손만 댔다고 하지만 분위기는 화사한 화랑 냄새가 물씬 날 만큼 세련되게 변했다.

김영숙 관장은 '기존의 주택이 주는 구조의 편안함을 그대로 살려낸 때문인지 이곳에 걸린 그림과 조각품들은 미술관이나 여느 화랑보다 훨씬 정답고 친근하게 다가온다'고 맘에 들어 했다. 김건수기자